Bathtub Prequel 욕조 프리퀄












































































글, 사진: 강희정
디자인: 강희정, 물질과 비물질
독일어 감수: 델리아 위르겐스
발행: 물질과 비물질
한글/독일어
152페이지, 14,5x18x1,8cm
2016

Texts and photos by Heejung Kang
Design by Waterain and Heejung Kang
Correction of German texts: Delia Jürgens
Published by Waterain
Korean/German
152pages,14,5x18x1,8cm
2016


이 책은 2015년 늦가을 상봉동 반지하에서 진행된 <욕조 프리퀄>이란 전시에 대해, 그리고 그것들을 둘러싼 생각과 감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는 내가 이야기하려는 어떤 것이 작업과정에서 구체적인 언어 대신 추상적인 언어로, 나에게 떠오른 강한 감정이나 강렬한 이미지가 조용하고 반복적인 움직임의 흔적들로 변화하는 것을 즐긴다. 이 책에서 나는 한 작품이 원래 어디에서 출발했는지, 어떤 감정들과 이미지, 생각에서 시작됐는지를 역추적해보기 위해 추상적인 언어를 다시 구체적인 언어로 바꾸고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시간의 논리를 의식하며 배열해본다. 2015년 가을 <욕조 프리퀄>이 진행되었던 공간 ‘반지하’는 주택 안의 미술공간이라 하면 흔히 떠올릴 만한 낡은 벽지로 도배된 방, 혹은 차가운 시멘트 벽과 건축 구조물들이 날것 그대로 거칠게 드러나 있는 공간과는 거리가 있다. 그곳의 다듬어진 화이트 큐브는 일상 속에 미술이 어색하게 자리잡는 정형화된 대안공간의 풍경과는 다르게 일상과 미술의 영역이 조심스럽게 만날 때의 긴장감을 감추지 않는, 그리고 그로 인해 역설적으로 가능해지는 묘한 자연스러움이 흥미로운 공간이다. 사람들이 거주했던 생활공간이 미술공간이 된 반지하의 방 한 칸, 그것이 위치하고 있는 동네의 골목길, 그리고 그곳을 찾아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과정들은 독일로 떠나기 전의 기억들, 아주 오래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들을 떠오르게 했다. 전시<욕조 프리퀄>은 주로 2011년의 작품<욕조>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책<욕조 프리퀄>을 만들면서 나는 조금 넓은 시간의 폭을 가지고 내가 지속적으로 작업적 관심을 두었던 것들-예를 들면, 가족이라는 소재-을 추적했다.

-한때 씨네키드의 책 <욕조 프리퀄> 제작기 중에서, 욕조 프리퀄, pp. 146-147